
- 지기추상 대인춘풍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추상같이 엄격하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는 봄바람같이 부드럽게 하라』 - 어쩌면 이 휘호는 박대통령의 생활 철학일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해서 지나칠 만큼 준엄했던 그는 대통령직을 “통치자”로서만 파악하지 않았고 “섬기는 자” 로 “일하는 자”로 생각했던 증거가 여러 곳에 나타난다. 이 휘호는 바로 그런 증거들 가운데 하나다. 내용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힘찬 필세(筆勢)와 절제된 힘은 서예작품으로서도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한자에서 어려운 자로 통하는 風자나 己자의 맵씨 있는 처리는 대통령의 서예 솜씨가 완숙한 경지에 이러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