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영수와 벚꽃터널을
- 2020.01.22
- 226
영수와 벚꽃터널을
1977년 4월 12일(화) 흐리고 가끔 비
기상하여 공관 후정 산책. 후정 밪꽃터널을 걸어본다.
1974년 4월 9일 아침 영수와 같이 마지막으로 거닐던 이 길,
추억의 꽃길을 걸어간다.
낙화가 길을 덮고 있었다.
영수의 우아한 한복 차림의 그림자가 내 옆에 내 뒤에
걸어가는 듯 같이 걷고 있다는 기분으로 걸어간다.
확실히 오늘만은 그이와 같이 걷고 있다.
매년 봄이면 이 길을 걷는 것이 나의 가장 즐겁고도
감상적인 시간이다.
현관 앞 태산목밑에 서서 또 추억에 젖어본다.
14시. 가랑비 내리는 해사 교정에서
31기 해사 졸업생의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늠름하고 자랑스러운 신임 장교들 모습은 믿음직스럽기만하다.
신이여! 저들과 더불어 조국에 영광이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