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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자연

  • 2020.01.21
  • 217

대자연

 

정원에 피어난 

아름다운 장미꽃보다도

황야의 한구석에 수줍게 피어 있는

이름 없는 꽃 한 송이 들꽃이

보다 기품 있고 아름답다

 

아름답게 장식한 귀부인보다도

명예의 노예가 된 영웅보다도

태양을 등에 지고 대지를 일구는 농부가

보다 고귀하고 아름답다

 

하루를 지내더라도 저 태양처럼

하룻밤을 살더라도 저 파도처럼

느긋하게, 한가하게

가는 날을 보내고 오는 날을 맞고 싶다. 이상.